차이나 러시

작년 하반기 많은 사람들이 골드러시를 따라 캘리포니아로 몰려들던 사람들처럼 보따리를 사서 중국으로 중국으로 몰려 들었다. 그들의 얼굴은 벌겋게 달아올라 있었다. 그들은 객장에서 이렇게 외쳤다. ‘중국펀드요!’. 그냥 중국펀드. 그이상의 말이 필요 없었다. 지금으로부터 10년전 ‘코스닥요!’를 외치던 사람들의 상기된 얼굴이 그들의 얼굴위에 오버랩 되었다.


수 조를 넘는 자금들이 단기간에 그렇게 중국으로 빨려들어갔다. 이런 분위기를 만든 일등공신은 당연히 중국증시다. 중국증시에는 쟁기를 이고 온 농꾼과, 몇시간 후에 분만대위에 누워야 할 산모, 그리고 길거리에서 교통정리를 하던 공안원들까지 몰려들어 북새통을 이루었다. 그리고 그들은 외쳤다. ‘주식요!’. 중국의 흥분은 순식간에 우리나라로 전염되었다.

짐 로져스 Vs 워런버핏

짐 로져스라는 한때 잘나가던 헤지펀드 운영자자 퀀텀펀드라는 불세출의 헤지펀드 회사를 떠나 중국 여행길에 올랐다. 그리고 그는 거기서 엘도라도를 보았다. 10억 인민들의 눈에 불타는 부에 대한 갈망을 읽은 것이다. 그리고 그는 세상 사람들을 향해 이렇게 외쳤다. ‘중국을 사라!, 중국은 향후 10년간 꺼지지 않는 불꽃이며, 중국의 성장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중국 인민들이 먹기 시작했고, 입기 시작했다. 거대한 중국이 소비하는 한 세상의 모든 자원은 중국으로 빨려 들어 갈 것이고, 그 불길은 올림푸스 신전의 타오르는 불길처럼 영원할 것이다.’.


처음에는 시큰둥해 하던 사람들이 얼마지나지 않아 중국 증시가 급등하고, 뒤이어 원자재 가격이 속등하는 것을 보고, 그의 탁월한 혜안에 경의를 표하며 지금이라도 중국으로 달려가야 한다는 위대한 복음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그점에서 우리나라 금융회사들의 충성도는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언론은 이 위대한 구루의 일거수 일투족을 실황중계 하다시피 했고, 금융회사들은 새로 만드는 펀드의 절반이상에 ‘챠이나’라는 이름을 붙이기 시작했다. 그러자 수익을 쫓아다니기로는 세계에서 두 번째 가라면 서운해 할 한국 투자자들의 가슴속에 불길이 활활 타올랐다. 이것이 우리가 지난 여름 중국 열풍에 빠졌던 두 번째 이유다.


그러나 지구의 반대쪽에 또 하나의 위대한 현인이 있었다.


그는 코카콜라를 마시고, 맥도날드 햄버거를 먹는 것이 건강의 비결이라고 말하는 난해한 노인이었다. 그는 주식투자로 세계에서 두 번째가는 부자가 되었고, 그와 한끼의 점심을 먹기 위해 사람들이 수 만달러의 경매에 입찰하는 것을 영예로 여기게 만드는 사람이었다. 그리고 그는 고향인 오마하라는 깡촌에서 그의 회사인 버커셔 헤더웨이라는 회사의 운용보고서를 발표하는 괴팍한 취미를 가진 노인이기도 했다. 사람들은 그의 말 한마디를 듣기위해 오마하로 몰려들었다. 그냥 신문이나 방송에서 전해들어도 그만일텐데 이 위대한 노인의 정기를 듬뿍 받고자하는 사람들의 열망은 우드스탁 록 페스티발의 열기를 넘어서는 것이었다.

나라면 중국 주식을 지금이라도 몽땅 팔겠다?

아시겠지만 이 노인의 이름은 워렌 버핏이다. 그런데 이 어르신께서 작년 중반 중국펀드로 달려가는 사람들에게 찬물을 확 끼얹는 한마디를 하셨다. ‘중국주식은 주가 수익배율이 60배를 넘은 거품중의 상 거품이다, 나라면 중국 주식을 지금이라도 몽땅 팔겠다’. 그러자 사람들은 이 분이 드디어 연세가 드셔서 판단력이 흐려지신 것이 아닌가 의심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어르신은 말 뿐 아니라 행동으로 실천했다. 자신의 회사가 보유한 페트로챠이나의 주식을 몽땅 팔아 버린 것이다.


짐 로져스의 입장에서 보면 ‘ 이 노인네가??’ 라고 한마디 할 법한 상황이었다. 하필이면 석유 회사인 페트로 챠이나를 팔았으니 중국과 원자재 주식이 좋다고 말한 자신의 말을 정면으로 부인한 행위라고 여길 법한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게다가 이 어른은 한창 중국열풍에 빠져있던 2007년 10월 우리나라를 방문해서 이렇게 일갈 했다. ‘주가가 급등할 때 투자자들은 조심해야 한다. 나는 내가 보유한 중국 주식을 모두 팔았다. 중국 시장에 버블 붕괴가 올 수 있다’

렉서스와 올리브 나무..

이즈음에 국내 금융사의 독보적인 위치를 보유한 한 자산운용사의 회장이 이렇게 말했다. ‘미국의 전문가들은 선진국은 안전하고 중국은 위험하다는 도식에 빠져있다. 중국은 저렇게 호황이고 선진국은 금융위기로 저렇게 부실한데. 선진국 시장이 위험하고 중국시장에는 무한의 기회가 있다. 안정적인 선진국에 투자하는 것은 양심적으로 봐서 회의적이다’. 그리고 이에 덧붙여 워렌버핏 류의 투자는 포드자동차고, 자신의 방식은 렉서스와 같다고 말했다. 공전의 힛트를 기록한 ‘렉서스와 올리브나무’라는 책을 원용한 발언이었을 것이다.


이 말은 워렌버핏의 말에 대한 공식적인 비토로 시장에 받아 들여졌다. 그제서야 투자자들은 안심했다. 짐 로셔스의 달콤한 유혹을 물리치기는 싫고, 그렇다고 워렌버핏의 내공을 익히아는터라 혼란에 빠진 것이다. 그러나 이 한마디로 상황은 정리되었다. 누가맞고 틀리고의 문제가 아니라 최소한 2:1이 었으니 말이다. 그리고 10달이 채 지나지 않은 지금, 그들의 얼굴에는 노란 황금빛이 아닌 누런 황달기가 어리기 시작했다. 그 말과는 반대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의 중심에 있는 미국은 고작 10%의 하락을 보였을 뿐인데, 그와 상관없는 중국이 거의 40%에 가까운 하락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편지..

그러자 급기야 이 운용사 사장은 직원들에게 보내는 공개편지 형식으로 다시 이렇게 말했다.


“최근 시장의 하락과 관련하여 여러 의견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2008년 신년사를 보시면 저 역시 시장과 관련하여 한번 정도의 부침은 예상하고 있었음을 아실 것 입니다. 서브프라임이 가져다 줄 미국경제의 침체를 염려했습니다. 미국경제가 장기적으로 탄력을 잃지 않을까하는 우려 또한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위기상황에서 미국은 적극적인 금리인하 정책과 구제금융을 통해 현안에 대처하리라 믿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중국을 비롯한 이머징 마켓의 견고한 기업이익 성장률에 주목했습니다.


일시적 조정 후 재 상승의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상정 했습니다. 그러나 예상보다 중국 H시장을 비롯한 이머징 마켓의 하락은 컸습니다. 달러화 약세로 인한 투기적인 상품가격의 상승이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었습니다. 아이러니칼 하게도 문제를 만든 미국시장보다 이머징마켓이 하락을 더 했습니다. 이는 장기적으로 시장이 교정되어야 함을 의미합니다. .. 중략.. 또 하나 제기되는 문제는, 성장하는 이머징 마켓이 미국의 경기 둔화에도 불구하고 성장을 지속할 수 있느냐 입니다. 치솟는 에너지, 상품가격에 대응해서 중국은 위엔화의 절상과 강력한 긴축을 통해 인플레이션 압력에 대응하고 있습니다. 인플레이션 압력은 최근 중국경제의 당면과제로 떠 오르고 있습니다.


특히 1분기는 상품가격 상승과 광조우 눈사태 등으로 상당한 압력을 받을 것 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전인대에서 원자바오 총리의 긴축의지 천명은 적절한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 정부 정책에 신뢰를 줄 만한 대목입니다. 현재 주가는 탄력을 잃었습니다. A시장은 PER이 25배 수준 이하로 하락했고 MSCI CHINA는 15배 수준으로, 기업 이익성장률을 고려한다면 대단히 매력적인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습니다. 중국시장을 그래프를 인용하면서 IT버블 등으로 묘사하는 사례가 있는데 그들의 작은 시야를 탓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중략.. 어느 경제, 어느 시장이나 문제점은 있는 것이고 시장은 등락을 한다는 것을 받아들여야 합니다..중략..단기적 기술적 전망들은 우리의 관심이 아니어야 합니다. 우리의 눈높이를 한 단계 올려 멀리 보아야 합니다. 자본시장에서 성공비결은 오직 한가지, 장기적 관점을 유지하는 것 입니다.'


장기투자는 무조건 승리한다?


물론 이 말을 틀렸다고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결과는 시간이 말해 줄 것이고, 또 많은 사람들이 중국의 장기성장에 대해 회의하지 않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맞을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는 투자자들은 여기에서 묘한 비애감을 느끼게 된다. 왜냐하면 ‘장기적으로’라고 말할 때 그 장기가 얼마나 긴 장기를 의미하는지를 모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펀드들이 펀드투자를 권할 때 자주 사용하는 사례중에 만약 당신이 9년전에 이 펀드에 가입했다면 과연 얼마나 높은 수익을 올렸을까 생각해보라는 것이다. 즉 장기투자를 할 경우 얻을 수 있는 이익을 설명하는 것이다. 하지만 90년대 후반 펀드 열풍에 가입했던 사람들이 2001년까지 겪을을 고통은 이 대목에서 설명되어지지 않고 있다. 즉 이론적으로 9년간 가입할 경우 낼 수 있는 수익률과 불과 일년만에 반토막이 나는 펀드를 보면서 중간에 환매하고 만 투자자들의 현실은 슬그머니 뒤로 숨어 버린 것이다.


당시 버블의 붕괴로 얼청난 사람들이 펀드를 환매했고, 그 결과는 수많은 가장들의 애꿋은 목숨들이 아파트에서 뛰어내리고, 농약을 마시는 비극으로 마무리 되었음을 기억한다면, 펀드가입자에게 무조건 장기적으로는 오른다는 말은 그야말로 그돈이 없어도 되는 일부 여유자산가외에는 해당되는 말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펀드는 항상 위험관리를 해야하고, 언젠가는 장기적으로 오를 수 있지만 그 중간에 눈물을 머금고 환매해야하는 사람들의 비극을 방지하는 역할도 해야 옳은 것이다. 바로 그점이 오늘날 워렌버핏을 만들었고, 피터린치를 있게 한 힘이다. 하지만 국내 운용사들은 주가가 하락하면 늘 ‘장기보유하면 결국에는 이익이 난다’라고 말한다. 그래서 그 말은 맞는 말이지만 틀린 말이된다.

중국의 긴축, 미국의 부양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그럼 중국을 불안하게 보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앞서 운용사 사장의 말대로 중국은 긴축을 시작했다. 은행 지준율을 올리고, 위안화 절상을 용인하고 있다, 심지어 필자가 이글을 쓰는 순간 달러당 위안화는 드디어 6위안을 돌파했다. 그렇다면 이제 중국은 경기과열을 막고 연착륙으로 가는 과정을 밟고 있는 것일까?. 안타깝게도 그렇게 보지 않는 사람들도 있다.


지금 중국과 미국의 금리격차는 무려 5%다. 미국의 기준 금리가 근원물가 상승률 (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품의 가격을 제외한 물가) 보다 아래족으로 내려갔다. 즉 인플레이션이 심각하게 대두 될 수 있지만, 폴 크루거먼과 같은 케인지언( 케인즈 학파)의 논리에 따라, 통화량을 늘리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이다. 미국 FRB 는 기본적으로 통화관리에 중점을 두고 있다.


돈을 풀어 경기를 조절하기 보다, 물가를 조절하는데 더 신경을 슨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물가상승의 심각한 우려는 뒤로 제쳐두고 경기부양을 택한 것이다. 그만큼 다급하고, 등 뒤에 불이 붙은 탓이다. 이대로가면 미국은 주택을 중심으로 생긴 서브프라임 뿐 아니라, 신용카드 위기와 은행의 위기까지 줄줄이 맞게 생길 것이라는 불안감에 휩쌓여 있다. 그래서 드디어 미국 금리는 마지노선인 2.25%까지 금리를 내렸다. 하지만 중국은 7%가 넘는다.

달러캐리 트레이딩

이쯤되면 누구라도 미국에서 돈을빌려 중국에서 돈을 필요로하는 사람들에게 빌려주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이다. 소위 달러캐리 트래이딩의 여건이 성숙된 것이다. 그래서 홍콩과 대만의 부자들은 너도나도 중국의 주식이 아니라 중국은행에 돈을 맡기려고 난리가 났다. 뿐만 아니다. 세상은 하나로 연결되어 있고, 아무리 중국당국이 핫머니의 유입을 막고자해도 손은 물 흐르 듯이 중국으로 흐른다.


이뿐 아니다. 앞서 운용사 회장의 말대로 위안화의 절상속도는 점점 가팔라지고 있다. 달러를 가져다가 위안화를 사서 예금을 하려드니 위안화의 가치는 둑이 터진 것처럼 오를 수 밖에 없고, 치솟는 물가를 잡으려니 중국은 위안화 상승이 필요 할 수 밖에 없다. 위안화가 강세를 보여야 원자재 구입가나, 수입상품의 가격이 내려가고, 급등한 곡물을 싼값에 사오는 결과를 낳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발생했다. 중국의 수출물가가 오르기 시작한 것이다.


가뜩이나 중국 근로자들의 임금이 수년만에 무려 50%이상 올라서, 중국기업의 인건비 상승률이 40%를 넘은 상황에 이른 상태에서, 위안화 강세는 중국상품의 가격경쟁력을 심각하게 저해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 결과 중국의 최근 몇 달간 무역수지 흑자는 햇볕에 녹아내리는 눈사람처럼 줄어들기 시작했다. 두달 연속 무역흑자가 큰 폭으로 감소한 것이다.


미국은 자국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기축통화국으로서의 우월성을 십분 활용해서 달러를 찍어대고, 찍으면 찍는대로 그만큼의 달러가치는 하락하고, 금리가 낮은 미국에서 돈을 빌려 중국으로 가져가면 불과 1년새 환율상승만으로도 10%의 이익을 내는 상황이 된 것이다. 결국 미국 달러보유자의 입장에서는 미국에서 빌려서 중국에서 음성적으로 빌려주거나 혹은 예금을 하면 금리격차와 환율상승의 이중 혜택을 입게되는데 세상의 어떤 투자자가 그것을 하지 않겠는가라는데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이 문제는 결국 중국 위안화의 상승이 멈추거나 (중국이 경기관리나, 물가관리를 포기하거나), 미국의 달러가 강해지거나 (미국의 금융위기가 해결되고 재정적자와 무역수지 적자라는 쌍둥이 적자가 해결되거나), 중국이 금리인하를 시도하거나 ( 중국경기가 침체되어 부양의 필요성이 증가하거나) 해야만 해결될 문제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중에서 어느것도 현실화 될 가능성은 보이지 않는다.


이쯤되면 오히려 중국으로 흘러드는 핫머니들은 몸이 근질거린다. 무려 연 15%에 가까운 이익을 위험없이 볼 수 있는 기회의 땅이 중국이고, 그로인해 위안화는 더욱더 상승하고, 수출은 점점 더 악화 될 것이기 때문에 이대로라면 악순환의 가능성이 열리게 되어 있을 뿐이다. 그나마 이 핫머니들이 중국의 증시에 투자되면 그나마 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 투자자금 유입으로 인한 상승효과를 노릴 수 있지만 안타깝게도 이 돈들은 음성적으로 중국 은행으로 흘러들어 가고 있고, 가득이나 부실대출로 몸살을 앓고, 지불준비율 인상으로 골머리를 싸매고 있는 중국은행들은 이를 쌍수로 환영하고 있을 뿐이다.

그렇다면 중국의 선택은?

이제 남은 것은 중국이 무역흑자 감소를 감내하면서, 성장의 축을 수출에서 내수로 완전 이양하는 흐름이 나타나야 하지만, 최근 부동산과 증권시장의 하락을 통해 큰 손실을 입은 투자자들의 위축된 심리로 보아서는 이 역시 쉽지가 않다. 이쯤되면 중국에 대한 낙관론에 대해 ‘한가지 측면만을 보는 것’이라는 반론이 제기되어야 마땅하다.


문제는 그것 뿐이 아니다, 그야말로 첩첩산중이다. 이미 중국에 들어온 핫머니는 음성적인 부분까지 포함하면 2000억불에 이른다. 그것이 일시에 빠져 나갈 때 금융시스템은 혼란에 빠진다. 중국의 막대한 외환보유고를 감안할 때 외환위기 상황에 이르지는 않겠지만, 우리나라는 같은 상황에서 IMF 를 맞았다. 즉 최소 디폴트라는 국가부도사태는 아니더라도 상당한 타격이 있을 것이라는 점은 불을 보듯 뻔하다는 점이 문제라는 뜻이다.


희망가의 이면에는..


그러나 모증권사 상하이 사무소장인 C 씨는 언론을 통해 이렇게 말한다.


‘중국 증시 바닥확인론이 솔솔 나오고 있는 과정에서 중국 증시가 불안정한 모습을 이어가고 있다. 중국 증시는 다시금 전저점인 3271.29포인트의 지지를 확인할 것으로 보이며 최악의 경우 3000포인트를 일시적으로 깨고 내려갈 가능성도 있지만 3000포인트 아래에서는 강력한 하방경직성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반등을 하더라도 당분간은 4200포인트의 저항을 뚫고 올라가기에는 매물대가 상당히 두껍다는 점에서 4월에는 증시 바닥을 확인하면서 저점을 높여가는 기술적 반등만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종종 혹자들은 정부 당국의 증시 진작책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지만, 인화세(거래세) 인하는 단기적 효과가 있을 수는 있겠으나 증시의 근본 체력을 강화시켜주는 것은 아니다. 추세적 전환을 위해서는 상장기업의 이익 증가 속도에 대한 확인과 물가안정, 증시 수급 안정, 그리고 이에 따른 투자자들의 심리회복이 수반이 되어야 할 것이다. 중국 증시 회복을 위해서는 여전히 ‘시간’이 필요하며 그 기간은 짧게는 3분기까지, 길게는 올 하반기까지 이어지겠지만 오히려 이는 중국 증시의 장기적 상승을 위해서는 매우 건전하고 건강한 에너지 축적 과정이 될 것이라 판단된다.


중국 증시는 이러한 과정을 통해 완전 유통시장 상황하에서 증시에 낀 거품은 제거되면서 합리적인 가격 수준과 합리적인 프리미엄 간의 조화를 찾아갈 것으로 예상한다. 하지만 예년과 같은 가파른 상승은 올해에는 기대할 수 없다는 점에서 작년 10월 고점에 차이나펀드에 가입한 고객이라면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현재의 상황이 불안하겠지만 냉정을 찾고 시장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에만 4.3%가 넘는 절상을 이어가고 있는 위안화의 강세는 위안화 자산에 대한 투자 매력을 더욱 증대할 것이며, 1분기를 정점으로 물가는 안정화되고 위축된 기업 성장 역시 회복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여전히 투자 포트폴리오의 일정 부분은 중국에 두어야 한다는 점에는 변함이 없다.


현 시점은 비중을 축소하기보다 장기적 관점에서 저점 분할 매수를 통한 매수 평균 단가를 낮추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판단된다.‘

중국 증시 회복의 조건들

잘 살펴보면 기대를 가지라는 이야기지만, 그 말에는 ‘상장기업의 이익 증가 속도에 대한 확인과 물가안정, 증시 수급 안정, 그리고 이에 따른 투자자들의 심리회복’이라는 세가지 전제가 달려있다. 그러나 필자는 안타깝게도 이 세가지 전제가 충족되는 자체가 쉽지 않다는 말을 지금까지 설명했다. 그리고 ‘위안화의 강세는 위안화 자산에 대한 투자 매력을 더욱 증대할 것’이라는 부분도, 증시와는 현재로서는 큰 연관성이 없다는 말도 했다. 그렇다면 이이야기는 결국 이런 전제가 충족되지 않을 경우 어려울 수도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아울러 최근 LG 경제연구소는 중국 증시가 여전히 과대평가 되어 있다는 진단을 내렸다.


문제는 이것만이 아니다. 베이징 올림픽은 중국의 전망을 우호적으로 보는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우리나라도 88 올림픽 이후에 증시 호황을 맞았던 만큼 중국 역시 그럴 것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말을 누가 처음 했는지는 모르지만 유치한 거짓말이다. 왜냐하면 최근 20년간 올림픽을 치른 5 나라중에 이후 증시가 상승한 나라는 한국 하나뿐이었다는 사실을 의도적으로 생략한 것이다. 다시말해 올림픽을 치르기전에 이미 SOC 투자는 모두 집행되어 오림픽전에 주가가 오르지만, 올림픽이 끝나고나면 그 기간동안 얻었던 일자리가 사라지고, 오히려 SOC 투자에 대한 부담만 남아 주가는 하락한다는게 정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는 올림픽이 끝나면 중국 소비시장의 문이 활작 열릴 것이라는 기대를 기정 사실화하고 있다.


또 현재 중국 기업의 실적이 밖으로 알려진 것과 다르다는 사실은 이미 구문이다. 상하이 증시가 연일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기업실적의 상당 부분이 유가증권 투자, 즉 주식투자 수익이라는 것도 잘 알려져 있지 않는 사실중의 하나다. 다시말해 중국 기업이 은행에서 돈을 빌려 주식투자에 열중했다는 뜻이다. 더구나 중국의 메이져 은행인 공상은행은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채권을 보유하고 있지 않고 있다는 거짓말을 했다가 들통이 나서 주가가 하락하고 증권시장에서 거래가 정지되는 수모를 당했을 만큼 중국기업의 공시나 회계처리는 글로벌 기준으로 보면 낙제점에 가깝다.

중국 사회불안은 정녕 가능성이 없을까?

그러나 이 모든 것보다 더 나쁜것이 하나있다. 알다시피 중국에 진출한 외국계기업들의 중국탈출이 이어지면서 중국근로자들이 사장을 억류하고, 공장을 점거하는 일이 다반사가 되었다. 우리나라라면 조간신문 일면 머릿기사로 실릴 내용들이다. 하지만 이런일은 중국에서는 일상적이다. 다시말해 중국 근로자들의 권리의식이 신장되면서, 사회보장이나 임금인상과 같은 압력뿐 아니라, 탈법적인 행동도 서슴치 않는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만약 이 불만이 외국계 기업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중국 내국의 기업가지 확장된다면, 그리고 중국의 도시지역과 농촌지역의 경제력 격차로 인해 중국의 양극화가 본격적으로 문제가 제기된다면 중국은 급속도로 사회불안에 빠져들 위험이 크다. 그점에서 최근들어 티벳의 저항운동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것은 우리나라가 80년대 경험했던 상황들을 떠올려보면 금방 가슴에 와닿는 일이다. 사람들은 처음에 호구지책에 급급할 때는 순종한다. 하지만 이제 호구가 해결되고 나면 그 다음에 드는 생각은 인권, 즉 권리에 대한 자각이다, 우리는 그 과정을 무려 20년간의 진통 끝에 극복했고, 우리나라의 자본시장은 그 이후로 안정되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주 요소중의 하나였던 것이 바로 사회불안정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 중국은 사회불안이 태동하고 있다, 연간 시위건수가 3만건을 넘고 있다. 중국의 사회체제상 외부로 알려지지 않고 마무리된 소규모 소요사태는 이제 이야기 거리도 아니다. 그래서 중국 지도부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와는 달리 다민족사회인 중국의 사회불안이 현실화되는 것은 중국뿐 아니라 세계 어느 나라도 원하지 않는 일이다, 만약 중국이 이 문제를 지혜롭게 해결하지 못하고, 한 두군데에서 통제력을 넘는 상황을 맞이하는 결과가 온다면 그 결과는 상상만 해도 오싹하다. 너무 앞서나가는 이야기 일지 모르겠으나, 언젠가는 필자의 이야기가 다시 떠오르는 시점이 올지도 모른다.

중국은 여전히 희망이 있다. 그러나...

정리해보면, 중국의 경우 우리가 듣고 있는 혹은 알고 있는 좋은 소식들과 가능성 못지 않게, 심각하게 우려되는 불리한 요인들도 적지 않다. 만약 필자가 중국시장에 투자하면 안되는 이유를 더 설명하라면 앞으로 원고지 50매 분량의 이유를 더 댈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글의 논점은 ‘중국이 망한다’ 혹은 ‘중국 증시가 폭락한다’라는데 방점이 찍혀있지 않다.


이글의 초점은 많은 금융사들이 중국에 투자해야하는 이유만 말하고, 중국에 대한 장미및 전망만 내놓고 있기 때문에, 그에 대한 균형의 관점에 있다. 다시말해 중국시장에 기회가 있다 하더라도, 우리는 중국에 대한 무조건적 낙관 보다는 ‘이런저런 이유로 중국이 전망이 좋고, 장기투자하면 성과가 보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반면 이러저러한 위험도 없지 않으니 투자자들께서는 이런 점을 충분히 고려하고 투자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라는 균형잡힌 설명이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하다못해 담배갑에 조차 ‘ 흡연은 폐암을 유발할 수 있으니..’ 라고 설명하고, 모든 보험사의 약관이나, 기계에 대한 사용설명서 조차도 ‘주의사항’ 이라는 결고가 붙어 있는데, 고객의 소중한 자산을 관리하는 금융사에서 무조건 좋은점만 선전하고, ‘결과에 대해서는 고객의 책임입니다’라고 말하는 관행에 문제를 제기 하고 있는 것이다.


운용사들에게 묻는다. 지금 필자의 말이 틀렸는가?


2008.4.11 시골의사

[출처] 작심하고 쓴 글 :중국을 생각한다...|작성자 시골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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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소리나는연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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