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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론 당연 그러하리라 여겨지던 상식들이 익숙하지 않은 다른 모습으로 다가왔을때, 예상하던일들이 뜻밖으로 빗나갔을때 우리는 당황하게 된다.



더디어 끝냈다... 거대한 전사시스템의 한 부분을 맡아 멀티 플렛폼의 데이타웨어하우징에 필요한 분석/설계 그리고 구현까지 해야만했던 멀고도 지긋지긋한 프로젝트, 개인적으로 많은 부분을 포기한체, 한때 중도포기의 심신의 한계상황까지 내몰리도 했지만, 결국 이렇게 성공적으로 해냈다. 쉽지 않았기에 인정도 받았고, 개인적으로도 나의 역량을 다시금 확인 할 수 있었던 참 의미있는 프로젝트였다.

 하지만 알게모르게 슬며시 밀려오는 익숙하지 않는 묘한 느낌...힘든 수고뒤의 보람이라했던가?... 쉽지않았던 지난 1년 반이란 그 시간이 '아~그래 그런일이 있었지..'라고 간신히 떠올려야만 꺼집어 낼수있는 추억조각처럼 멀고 아련하고 아득하게만 느껴진다.

 중간고사의 마지막 시험을 치루고 나온 마냥... 밀려드는 시간적 여유가 왠지모르게 어색하기만하다. 아직 떨어지지 않은 태양을 뒤로하고 인파로 북쩍되는 여의도 퇴근풍경이 부자연스럽다. 푸른잎이 봄바람에 흔들리는 가로수도, 그 옆으로 오고가는 밀리는 차도도, 신호가 바뀌기를 기다리며 행단보도앞을 기다리는 사람도, 그리고 바쁜걸음을 재촉하는 수많은 사람들속에 섞여 뚜벅뚜벅 걸어가고 있는 나도...

 참기힘들었던 순간마다 이 프로젝트가 끝나면 꼭 해야지하며, 떠올렸던 하고싶었던 일들도, 사고 싶은 물건도, 가고싶은 여행도, 함께 하고싶었던 사람도, 프로젝트가 끝나는 순간 같이 부셔져 흐터져 버렸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 이전의 시간도... 이후의 시간도...이것만 마무리하면 할꺼라 소중하게 그려 보관해둔 멋진 계획들이, 돌아와 보니 쓸모없어 버려진 하얀 도화지처럼 내동뎅이 처져있었을 뿐, 아니 처음부터 그런것따윈 아무것도 없었다는걸 알았다.

그저... 1년 반이란 시간이 지났고, 그만큼 나이를 먹었구나, 하는 시간의 흐름만 가득한체... 한가지 물음표만 머리속에 끝임없이 맴돈다...

' 도대체 여기서 뭘 하고 있었던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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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소리나는연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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